“자선, 과학, 자본주의, 그리고 나무” 우리 시대를 읽는 여섯 권의 책
빌 게이츠에서 장하석까지, 권력과 진실을 묻고 삶의 태도를 성찰하는 독서
오늘날 우리는 ‘좋은 삶’과 ‘올바른 사회’를 고민하는 교차로에 서 있다. 이런 시대적 물음에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응답하는 여섯 권의 책이 눈에 띈다.
자선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탐사, 잊힌 인물들을 통해 역사를 재조명하는 이야기, 자연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에세이, 과학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철학,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축, 그리고 직장인으로서의 존엄을 돌아보는 에세이까지.
이 책들은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를 공통적으로 말한다. "흔들리되, 성찰하라."
『빌 게이츠는 왜 아프리카에 갔을까』 _리오넬 아스트뤽

겉으로는 자선, 속으로는 영향력. 프랑스 언론인 리오넬 아스트뤽은 빌 게이츠와 그의 재단이 어떻게 자선이라는 이름 아래 조세 회피, 글로벌 자원 통제, 불투명한 자금 운용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지를 추적한다. 자선의 윤리와 구조적 모순을 성찰하게 만든다.
『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_조한욱

소외된 역사 속 인물을 복원하는 인문 교양서. 르네상스를 만든 인쇄업자 알도 마누치오, 잊힌 여성 음악가 카치니 자매 등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통해 역사 인식의 틀을 새롭게 한다. 칼럼 기반의 서사가 대중성과 깊이를 겸비했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_박혜윤

빨리 벌고 많이 쓰는 자본주의의 중심을 벗어나 숲에서의 삶을 택한 저자가 전하는 생태적 전환 에세이. 자급자족, 소박함, 자연과의 공존을 통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물은 H2O인가?』 _장하석

‘상식’으로 여겨졌던 과학의 명제를 철학적 관점에서 해체한다. “물=H2O”라는 명제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는 논증은 과학이 객관적 진실이 아닌 사회적 구성물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학맹신에 대한 경고이자, 학문 간 대화를 유도하는 저작.
『木의 건축』 _배기철

지속 가능하고 생태적인 도시를 위한 해답으로 ‘목조 건축’을 제안한다. 콘크리트의 일률성과 환경 문제를 나무의 생애주기적 활용으로 대체하자는 제안은 단순한 건축을 넘어 도시 생태계 재구성에 관한 선언으로 읽힌다.
『매 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_곽아람

출판계에서 19년간 일하며 마주한 현실과 감정을 정제된 문장으로 풀어낸 에세이. 책과 여성 인물들에서 받은 위로와 용기를 통해, 모멸 속에서도 품위를 지키는 일의 가치를 일깨운다. 일과 사람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들에게 건네는 문학적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