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MD 국가경쟁력 평가 27위... 전년 대비 7계단 하락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국제적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대통령실은 지난해 부진한 성과와 내란 사태로 인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69개국 중 27위를 기록하며 전년(20위) 대비 7계단 하락했다. 이는 1997년 평가 도입 이후 최고 순위였던 지난해에 비해 뚜렷한 하락세로, 기업 효율성과 인프라 분야의 저조한 성과가 순위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대 분야에서 20개 부문, 337개 세부 항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이루어졌다. 이 중 기업 효율성은 23위에서 44위로, 인프라는 11위에서 21위로 크게 하락했다. 특히 대기업 경쟁력은 41위에서 57위로, 기업의 기회·위협 대응 능력은 17위에서 52위로 후퇴했다. 기술 인프라, 디지털 인력 확보, 사이버 보안 역량 등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았으며, 초중등 및 대학 교육 수준도 전반적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반면 경제 성과와 정부 효율성 분야는 각각 11위(전년 대비 5계단 상승), 31위(8계단 상승)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국제무역(47→34위), 국제투자(35→21위), 물가(43→13위) 부문에서 상승세를 보였고, 재정(38→21위), 조세정책(34→30위), 제도여건(30→24위) 등도 개선됐다. 다만 기업여건(47→50위)과 사회여건(29→36위)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17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진짜성장'을 강조해왔으며, 이재명 정부는 '진짜성장'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행해 국가경쟁력 회복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획재정부의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 운영을 활성화하고 범부처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국가경쟁력과 대외신인도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평가에서 스위스는 전년보다 한 계단 상승한 1위를 기록했으며, 싱가포르, 홍콩, 덴마크, 아랍에미리트(UAE)가 상위권을 형성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이 6위, 중국이 16위, 일본은 35위에 올랐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캐나다(11위), 미국(13위), 독일(19위)이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순위 하락에 대해 기업 경쟁력 저하, 기술 인력 부족, 교육 시스템 문제, 정치적 불안정성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보다 정교하고 종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