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쏟아지는 수조 원의 청년 예산, 왜 현장에선 늘 '품절'일까?
안녕하세요.
강북청년창업마루에서 청년들의 자생력과 정책의 효율성을 연구하는 김태극입니다.
지난 1편에서는 청년 지원 정책이 자산 형성, 세금 혜택, 역량 강화로 나뉘어 '제각각' 겉돌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짚어보았습니다. 청년은 갑질의 올가미에 빠지기도 하고, 기업은 복잡한 행정에 지쳐버리죠.
그렇다면 정부가 청년 정책에 돈을 적게 쓰고 있는 걸까요? 결코 아닙니다. 매년 수조 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현장에서는 늘 "TO(할당 인원)가 없다", "예산이 소진됐다"는 아우성이 나올까요? 오늘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핵심 청년 정책 3인방의 '주소지(주관 부처)'와 '지갑(예산 구조)'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세 지붕 세 가족' : 핵심 정책 3인방의 주소지
우리가 하나로 묶어 부르는 '청년 지원 정책'은 사실 부처별로 철저히 나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1. 고용노동부의 지갑: 청년 내일채움공제
·대상: 중소기업 신규 취업 청년
·성격: 고용보험 기금 등을 활용한 직접적인 예산 투입.
매년 정해진 '가입 목표 인원(TO)'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으며,
최근 들어 그 규모와 대상 업종이 점차 축소, 제한되는 추세입니다.
2. 중소벤처기업부의 지갑: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
·대상: 기존 중소기업 재직 청년
·성격: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장기 근속에 초점을 맞춘 예산.
고용부와 마찬가지로 매년 확보된 예산 내에서만 가입을 받기 때문에
'선착순' 성격이 강합니다.
3. 기획재정부의 지갑: 중소기업 취업 청년 소득세 감면
·대상: 중소기업 취업 청년 전체 (최대 5년)
·성격: 직접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걷어야 할 세금을 덜 걷는 '조세 지출' 방식입니다.
매년 수조 원 규모의 세수 감소를 감수하는, 사실상 가장 덩치가 큰 간접 예산입니다.
부처 칸막이가 만든 두 가지 비극
주관 부처가 노동(고용부), 기업(중기부), 세금(기재부)으로 쪼개져 있다 보니, 현장에서는 촌극이 벌어집니다.
첫째, 융통성 없는 '예산 칸막이'와 TO 복불복 세금 감면(기재부) 혜택을 받는 청년이 내일채움공제(고용부/중기부)에 가입하려 할 때, 두 예산은 전혀 호환되지 않습니다. 기재부의 조세 지원 규모는 막대한데, 정작 청년들이 목마르게 찾는 자산 형성 공제 사업의 예산은 금세 동이 납니다. 주머니가 철저히 나뉘어 있어 "A 부처 예산이 남으니 B 부처의 부족한 TO를 늘려주자"는 식의 유연한 대처가 불가능합니다. 결국 청년과 기업은 매년 초 사이트가 열리기 무섭게 '클릭 전쟁'을 벌여야만 합니다.
둘째, 기업의 행정 비용 폭발 청년을 채용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고용노동부 시스템에 접속해 신규 가입 조건을 확인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서류를 내고, 국세청(기재부)에 소득세 감면 명세서를 따로 제출해야 합니다. 1편에서 언급했듯, 기업이 정책 신청을 기피하는 진짜 이유는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이 부처, 저 부처에서 요구하는 제각각의 기준과 서류,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TO 관리가 기업의 행정 여력을 갉아먹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세 개의 지갑을 하나의 '통합 주머니'로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예산을 담는 '그릇의 구조'가 잘못되었을 뿐입니다.
부처별로 쪼개진 행정 칸막이를 허물고, 이 3대 정책의 예산과 행정 창구를 '단일 주머니'로 통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업의 행정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매번 마음 졸이는 TO 복불복 현상도 크게 완화할 수 있습니다. 절감된 행정 비용과 낭비되던 예산은 오롯이 청년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이제 문제의 원인을 알았으니, 해답을 제시할 차례입니다. 다음 3편에서는 이 세 가지 정책을 하나로 묶고, 여기에 '자산 운용의 자율성'과 '사회 생존 필수 지식(부동산, 금융, 계약서)'을 더한 새로운 [청년 올인원(All-in-One) 자생 패키지]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공개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