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지방선거 기획보도) "표가 안 된다고 지우겠다면, 내가 그 표를 만들겠다" - 정의당 황경산의 '역발상' 정치
중앙 정치가 외면한 '성평등'과 '민생 감시', 서대문 골목에서 다시 싹 틔운다
2026년 4월의 서대문은 폭풍전야다.
12·3 불법계엄 이후 민주주의의 가치는 전국 광장에서 불타올랐지만, 선거 국면에 접어든 기성 정당들은 다시금 '안정'과 '실리'라는 이름 뒤로 성평등과 개혁 의제를 숨기기 바쁘다.
서대문구 마 선거구(북가좌1,2동·남가좌1,2동)의 구의원을 노리며 출사표를 던진 정의당 황경산 후보는 광장의 의제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성평등과 기후생태 의제를 꺼내들었다.
황 후보가 주목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서대문구의 구체적인 일상이다. 늦은 밤 어두운 골목, 경사로가 많은 보행길, 돌봄 공백이 생기는 공간, 반복되는 생활민원과 안전 사각지대가 바로 그 일상이다. 그는 "정치는 선언이 아니라 돈의 흐름과 행정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일"이라며, 광장에서 터져 나온 성평등과 민주주의의 요구를 구정 예산으로 번역하겠다고 말한다.
구의원이 할 일은 거대한 담론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삶에 닿는 예산과 제도를 손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1. 광장의 분노와 갈망의 언어를 '구정 예산'으로 번역하다
■ 2030 여성들의 분노와 갈망을 어떻게 지방의회 안으로 가져올 것인가.
많은 이들이 묻는다. "고작 구의원이 내란을 청산하고 성평등을 이룰 수 있느냐"고.
황경산 후보의 답은 명확하다. 변화는 중앙정치의 선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행정의 구조를 바꾸는 데서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여성들이 광장에서 외친 요구를 서대문구의 예산안과 조례로 옮겨내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남가좌동과 북가좌동의 ‘가좌’는 ‘가장자리’를 뜻하기도 하는데 지역의 변화를 ‘가좌’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게 의미있다고 말한다.
"여성들이 남태령 차벽 앞에서 밤을 새우며 외친 것은 '나의 일상을 지켜달라'는 절규였습니다. 저는 그 절규를 서대문구의 예산안으로 번역하겠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서울시 센터가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서대문구 내에서 즉각적인 행정 지원이 시작되도록 '서대문형 세이프티 넷(Safety-Net)'을 조례로 못 박겠습니다. 광장의 외침은 의회 안에서 숫자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그가 구상하는 공약 핵심은 ‘서대문형 세이프티 넷(Safety-Net)’이다.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 피해가 발생했을 때 서울시나 상위 기관의 지원을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서대문구 안에서 즉각 행정 지원이 시작되도록 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피해자 상담 연계, 임시 보호, 긴급 생활 지원, 동주민센터 기반 초기 대응까지 포함한 지역형 안전망을 조례와 예산으로 묶어내겠다는 것이다.
황 후보는 성평등을 여성만의 의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 전체의 안전망으로 본다. 1인 가구 청년의 주거 안전, 독거 어르신의 돌봄, 야간 보행 안전, 취약주거의 안전점검은 모두 성평등의 실천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성평등이 곧 공동체의 안전과 연결된다는 그의 시각은, 젠더 의제를 분리된 담론이 아니라 생활정치의 중심에 놓는다.
2. '전문가 황경산'의 무기: 농민·환경 운동부터 정책 기획까지
■ 생활 현안이 정치를 만든다.
서대문구의 구의회 활동 현안은 거창한 개발보다 주민이 매일 체감하는 문제들에 가깝다. 교통 불편, 보행 안전, 돌봄 공백, 생활민원 처리 속도, 노후 골목과 보도 정비, 그리고 야간 안전은 주민의 만족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가르는 요소다. 서대문구청이 생활불편신고를 통해 교통, 도로·보도, 보안등, 청소, 하수시설, 공원녹지 등 일상형 민원을 폭넓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은, 이런 현안이야말로 구정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과 1인 가구가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가로등 하나, 보행로의 시야 확보, 골목길의 조도, 귀가 동선의 안전성 같은 요소는 단순한 시설 관리가 아니라 지역의 안전 수준을 결정한다. 황 후보가 성평등을 생활정치로 확장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태원 참사 등 실패한 행정과 무능한 대처, 책임 없는 정치를 본 그는 안전을 "사건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행정"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위험을 줄이는 구조"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본다.
돌봄 정책도 마찬가지다. 서대문구는 저출생과 돌봄 공백, 맞벌이 가정의 양육 부담, 한부모·조손가정의 생활 부담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공공돌봄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실제 주민이 체감하는 것은 운영시간, 접근성, 긴급돌봄 연계, 돌봄 사각지대 해소다. 황 후보는 이런 문제를 "복지의 선택지가 아니라 민생의 기본"으로 보고, 지역 안에서 가능한 대응 체계를 촘촘히 짜겠다고 말한다.
■ "나는 준비된 행정 감시자다“
황경산 후보의 이력은 독특하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국장에서 정의당 서울시당 정책기획국장까지. 밑바닥 현장의 조직력과 광역 단위의 정책 설계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이러한 이력은 그가 단순한 활동가가 아니라, 현장에서 문제를 읽고 제도 설계로 옮길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이는 그가 구의회에 입성했을 때 기존의 관행적 의정 활동과는 다른 '날카로운 감시'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구의회는 구청장이 세운 예산의 맹점을 찾아내는 곳입니다. 저는 농민 운동을 하며 현장의 결핍을 읽었고, 정책국장을 하며 행정의 허점을 파고드는 법을 익혔습니다. 서대문구청의 예산이 전시성 행사에 낭비되지 않는지, 여성과 소외계층의 삶에 제대로 스며드는지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잃어버린 자부심의 수호자'가 되겠습니다."
그의 이러한 일갈에서 그가 말하는 "민생 감시"는 무조건적인 반대를 뜻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산이 누구에게 우선 배분되는지, 전시성 행사보다 생활 인프라가 먼저인지, 안전과 돌봄에 더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지 묻는 일이다.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대개 이런 사소하지만 중요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구의원의 역할은 구청의 정책을 추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의 삶에 닿지 않는 사업을 걸러내는 데 있다.
서대문구가 최근 주요 업무 계획과 비전 공유 과정에서 도시발전, 교통, 주민생활, 복지, 안전을 중심 과제로 내세운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정책의 이름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황 후보는 바로 그 지점, 즉 계획과 집행의 간극을 파고들겠다는 입장이다.
3. '평등은 좁은 문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넓은 길’
정치권 일각에서는 젠더 이슈가 '표 확장성'을 해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황 후보는 이를 "성평등 혐오 세력이 만든 가짜 뉴스"라고 일축한다. 오히려 성평등이 강화될수록 지역 공동체의 안전망이 촘촘해진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성평등은 단순히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1인 가구 청년의 주거 안전, 독거 어르신의 돌봄 시스템, 가로등 하나 없는 골목길의 조도 개선까지 모두 성평등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저는 이 의제를 통해 갈라치기 정치를 넘어, 서대문 주민 모두가 체감하는 '생활 민주주의'의 효능감을 보여줄 것입니다. 지워지는 존재들이 모여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서대문에서 증명하겠습니다.”
4. 정의당의 부활, '뿌리'에서 답을 찾다
■ "뉴스에 안 나오면, 주민의 현관문 앞으로 가겠다“
현재 정의당은 원외 정당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황 후보는 이 상황을 단지 위기로만 보지 않는다. 황 후보는 서대문의 좁은 골목길을 택했다.
당원 소모임을 활성화하고 지역 노동 현장에 연대하며, 서대문구위원회를 지역과 가까이, 가장 필요한 시민들의 곁에 있는 진보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의 부활'이 곧 '진보정당의 부활'임을 몸소 실천 중이다.
"정의당이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깊게 주민 속으로 파고들 기회입니다. 서대문구위원회는 이미 주민들과 함께 구정을 감시하고 대안을 만드는 '작지만 강한 정치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2026년 지방선거는 정의당이 다시 시민의 삶 속으로 복귀하는 승전보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그의 이런 접근은 서대문구라는 지역의 성격과도 맞닿아 있다. 대학가와 주거지, 오래된 생활권과 신축 개발이 공존하는 서대문은 다양한 세대와 삶의 조건이 겹쳐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의 정치에는 거대 담론만이 아니라, 골목의 언어를 읽고 행정의 틈을 메우는 능력이 필요하다. 황 후보는 바로 그 틈에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기자의 시선]
황경산 후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는 '자부심'이었다.
진보 정치가 우리 삶에 필요하다는 자부심, 여성이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서대문 주민들에게 그 자부심을 되돌려주려 한다. "지워지지 않겠다"는 그의 선언은, 어쩌면 우리 사회 소외된 모든 이들을 향한 '연대의 초대장'일지도 모른다.
중앙 정치가 성평등과 민생을 뒤로 미룰수록, 지역정치는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보다, 누가 더 정확하게 주민의 불편을 듣고 예산과 제도로 바꾸느냐가 중요하다.
황경산 후보의 선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지워지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지워진 사람들의 삶을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것. 그것이 서대문 골목에서 다시 싹 틔우려는 정치의 이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