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첫날 검은 연기 후 이틀 만에 신임 교황 선출... 美 출신 레오 14세, 2027년 방한 예정
세계청년대회로 4번째 방한 확정… 방북 가능성도 주목
2025년 5월 7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 새 교황 선출 콘클라베 첫날은 아쉽게도 교황을 뽑지 못한 채 검은 연기만을 남겼다. 밤 9시,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수천 명의 신자와 방문객들은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연기에 탄식을 터뜨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이틀 뒤인 8일(현지시간), 전 세계 가톨릭계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 미국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되며, 교황명 ‘레오 14세’를 선택했다. 그는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교황직에 오르며, 교황청의 새 시대를 알렸다.

레오 14세는 오는 2027년 한국 방문을 예고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방문은 세계청년대회(WYD)를 위한 것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처음으로 시작한 이래 역대 4번째 교황 방한이 된다. 앞서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모여 신앙을 나누고 교황과 만나는 대규모 행사로, 2023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행사에서 차기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또 하나의 국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
특히 이번 교황 방한은 단순한 행사 방문을 넘어 정치·외교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질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시절 추진되다 무산된 교황 방북 프로젝트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상 유일의 분단국이자 선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 교황이 직접 가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상징성이 크다. 다만, 방북 실현 여부는 북한의 외교 전략과 남북·북미 관계 등 국제 정세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레오 14세는 2027년 한국 방문 시,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향한 평화·화합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각지에서 전쟁과 분열이 민주주의의 기반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교황의 발언은 가톨릭계를 넘어 전 세계적 주목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