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계의 55년만의 귀환, 과거의 지성에서 미래의 담론으로
사상계, 오늘을 기록하고 다가올 변화를 그리다.
한국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던 잡지 '사상계'가 다음 달 1일에 창간 72주년 기념 특대호이자 재창간 1호를 발간한다.
1970년 5월 통권 205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 지 약 55년 만의 복간이다. '사상계를 만드는 사람들'은 “다음 달 ‘응답하라 2025!’를 주제로 한 재창간 1호를 펴낼 예정”이라며 "지식층 종합지에서 문명 전환 종합지로 55년 만에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1953년 4월,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운동가인 고(故) 장준하(1918-1975)는 종합교양지 '사상계(思想界)'를 창간했다.
'사상계'는 민족, 분단, 민주주의 등 한국 사회의 핵심적인 주제를 다루며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담론을 선도했다.
이 잡지는 본래 1952년 8월, 문교부 산하 국민사상연구원(원장 백낙준)의 기관지 '사상(思想)'으로 창간되었다.
6·25전쟁 중 국민사상의 통일, 자유민주주의 확립, 반공 정신 고취를 목표로 하며 지식인층의 사상운동을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통권 4호를 끝으로 독립적인 운영이 필요해졌고, 1953년 4월 장준하가 단독 인수하면서 '사상계'라는 이름으로 재출발했다.
이후 본격적인 종합교양지로 자리 잡으며 한국 사회의 지성계를 대표하는 매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1970년 5월호에 김지하 시인의 '오적(五賊)'을 게재한 것이 문제가 되어 정부의 압력을 받았고, 결국 강제 폐간되면서 17년간 이어온 지식인의 사상운동도 막을 내렸다.
그간 몇 차례 복간 시도가 있었으나 재정난과 준비 부족 등으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새롭게 펴내는 '사상계'는 현시대를 둘러싼 다양한 고민을 담을 예정으로, 12·3 비상계엄, 소설가 한강, 문명 전환 등을 다룬 글이 실린다.
발행인은 장준하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 장준하기념사업회장이 맡고, 명예 편집인에는 강대인 '배곳 바람과물' 이사장, 김언호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도 편집위원으로 참여한다.
'사상계를 만드는 사람들' 관계자는 "문명 전환, 미래세대, 기후 문제를 고갱이 말로 삼는 지식인 종합지로서 한 번 보고 버리는 잡지가 아니라 두고두고 보는 대물림 잡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