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용수들 YAGP 그랑프리 석권
전민철, YAGP 전체 대상 수상…한국 발레 새 역사 쓰다
27일 미국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결선에서 발레리노 전민철이 전체 대상에 올랐다. 전민철은 이미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콩쿠르를 통해 또한번 큰 쾌거를 거두었다. 역대 이 대회에서 한국인이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전민철은 시니어 남성 부문으로 출전했다. 7일 미국 플로리다 탬파의 스트라즈 센터에서 열린 YAGP 파이널 시상식에서 전 영역·연령대를 통틀어 올해의 대상에 호명되었다. 그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4학년으로, 오는 6월 마린스키에 입단하기로 결정되었다. 지난 18·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유니버설발레단의 전막 ‘지젤’ 무대에서 주역 알브레히트 역할을 소화한 뒤 곧바로 콩쿠르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성과를 올렸다.
전민철은 압도적 신체조건과 수준 높은 발레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기에 더해 2017년에 출연한 SBS ‘영재발굴단’으로 더 유명세를 탔다. 당시 열세 살이던 전민철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빌리 역 지망생으로 출연했는데, 아버지가 현실적 이유로 무용을 전공하는 것에 반대하자 “아빠 눈에는 내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라고 울먹이며 진심을 보여줬다. 이후 선화예중·예고와 한예종을 거쳐 세계적 수준의 무용수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선 전민철 외에도 많은 한국인 무용수가 입상했다. 시니어 파드되 부문 1등은 한예종 2학년 동급생인 성재승, 소하은에게 돌아갔다. 성재승은 발레 시니어 남성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시니어 남성 3위에는 김호연(ABT스쿨)이 올랐다. 또 시니어 여성 부문 2위에는 조수민(선화예고)이, 주니어 남성 부문 1위에는 박큰별빛(솔뫼중·한국예술영재교육원)이 이름을 올렸다.
YAGP는 각 부문 톱 12를 선정하되 순위는 3위까지만 공표한다. 이 대회는 2000년 창설된 이래 매년 열리는 만 9~19세 발레 콩쿠르로, 세계 발레계의 신인 발굴 산실로 꼽힌다. 참가자들은 클래식 발레, 파드되(2인무), 군무, 컨템포러리 등 부문을 나눠 실력을 겨룬다. 올해는 전 세계 1만2000여 명의 참가자 중 예선을 거쳐 41개국 2000여 명이 결선을 치렀다.
이번 대회 심사에는 미국 ABT JKO스쿨의 스텔라 아브레라 예술감독, 영국 로얄 발레스쿨의 이안 맥케이 예술감독, 모나코 프린세스 그레이스 아카데미의 루카 마살라 예술감독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 무용수들이 YAGP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세계 발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