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자력 4배 확대·삼성폰 관세”, 규제완화·무역압박 동시 드라이브
미국, 2050년까지 400GW 원전 목표
삼성 포함 해외 스마트폰에 25% 관세 예고
삼성 관세·US스틸 통제 재확인… “군수·AI 중심 제조업 재건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제조업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다방면의 통상·외교 압박에 나섰다. 유럽연합(EU)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일정을 한 달여 연기하는 한편, 삼성전자 등 해외 생산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예고했고, US스틸에 대한 외국인 인수는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한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대해 “푸틴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으며, 이란과의 핵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EU 대상 관세는 '한 달 유예', 폰데어라이엔 요청 수용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저지주 골프장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EU에 대해 예고한 50% 고율 관세 부과를 7월 9일까지 유예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전화해 ‘6월 1일 관세 발효일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녀는 진지한 협상을 원한다고 했고, 나는 연기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달 EU에 기본 10%에 경제주체별 차등관세 10%를 더한 ‘20% 상호관세’를 예고한 이후, EU 측과의 실질적 협상 진전을 위한 시한을 연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 “7월 9일 이후 진전이 없으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애플 겨냥 "해외 생산 스마트폰, 25% 관세"... "불공정 바로잡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하며, 다음달 말부터 해외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뿐 아니라 삼성도 대상이 될 것”이라며, “해외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판매하는 기업에 대해 관세를 통해 공정성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주요 시리즈를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고 있어, 삼성의 미국 내 판매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US스틸, 미국 통제하에 있어야”... 일본제철 인수 승인 재확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밝힌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방침에 대해서도 다시 언급했다. 그는 “US스틸은 미국이 통제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거래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피츠버그 본사 유지와 미국 내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한 승인임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미국 제조업 보호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푸틴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매우 불만스럽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은 도시를 공격하고 사람을 죽이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푸틴과의 개인적 친분을 언급하면서도 “지금 그가 하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엔 “전적으로 그렇다(Absolutely)”고 답했다.
“이란과 협상 일부 진전, AI·반도체 중심 제조업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로마에서 열린 미국-이란 핵무기 개발 관련 협상에 대해 “매우, 매우 좋았다”며, “일부 진정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제조업 재건 전략에 대해선 “우리는 운동화, 티셔츠, 양말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며, “군사장비,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중심으로 제조 역량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하버드대에 외국인 학생의 국적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그들 중 일부는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나라 출신”이라고 언급해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발언은 대선을 앞두고 ‘강한 미국’ 기조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에너지·무역·외교를 관통하는 고강도 전략 전개로도 풀이된다.
에너지 자립(원자력 확대), 무역 재편(고율 관세), 제조업 복귀(군수·AI 산업 중시), 외교 지렛대(러시아·이란 압박) 등 트럼프식 압박 외교와 보호무역주의가 재가동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